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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학

음악과 심리학 "음치(Amusia)"

by 여행하는 음악선생님 2022.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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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을 잘 지각하지 못하는 음치도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 것일까?

 

1. 음치란?

 

     음치(congenital amusia)란 청력손실, 지능, 인지 능력과는 별개로 나타나는 음악 지각에 대한 일생적인 손상(Provost, 2011)으로 정의되며, 인구의 약 1.5~4% 정도가 가진 신경 발달적 장애이다. 음치는 유전적 특징을 갖고 있기도 하며 유사한 음(tone)들을 변별하는 데 어려움을 보일 뿐만 아니라 자신 혹은 타인이 노래할 때 음이 다른 것을 알아채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음치는 음높이에 대한 판단력이 약하여 가창을 할 때 음정이 많이 흔들리거나 바르지 않은 음을 내는 것을 말하지만 음치에 대한 개념은 그 내용과 수준 등에 따라 많은 학자들에 의해 다소 차이가 난다. 예로 음악 학자 서우석은 음치란 노래를 틀리게 부르는 경우라고 정의하였다. 즉 음치라는 것을 지각신경 장애 측면에서 보았을 때는 음을 잘못 듣거나 잘못 노래하거나 또는 악보를 읽지 못하는 등의 모든 신경 정신적 장애인 음악 부전(Amusia)만을 음치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음 경험 부족으로 노래를 조금 틀리게 부르거나 조금 익숙지 않은 것을 음치라고 단정해서는 안된다. 또한 음악 심리학자 레베츠(G. Revesz)는 음치란 이미 가지고 있던 음악적 능력을 잃었기 때문에 더 이상 음이나 음 간의 관계 및 음악적 현상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재현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에 음악학자 장우형은 레베츠와 같은 음치에 관한 관점을 취하며 재현성 음치의 범위를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정의하였다.

 

  1. 발성기관의 결함이나 성역 협소, 저성역인 경우
  2. 음악적 무재능으로 인한 정서적 불안에서 발생하는 경우
  3. 음악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을 경우와 음형상이 범주화되지 못했을 경우

또한 비슷한 의견으로 문영일은 성역이 극단적으로 협소하기 때문에 고음도 저음도 노래할 수 없거나, 성역이 낮은 성대 상의 이유로 가창 시 잘못된 음으로 노래 부르는 현상이라고 했다.

     이러한 여러 정의를 보면 음치라는 것은 생리적 혹은 심리적 원인으로 인하여 바르지 않은 음을 내거나 음정이 흔들리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다.

 

2. 음치의 종류와 원인

 

  1) 생리적 음치

 

     생리적 음치는 쉽게 말해 신체적 기능 저하로 음치가 된 경우를 말한다. 노래를 부르고 음을 듣고 지각할 때 사용되는 건강한 성대와 청각은 가창의 가장 필수적인 생리 조건을 만든다. 즉 생리적 음치는 발성 기관과 청각 기관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음치를 포괄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또한 음악적 처리 능력의 결함도 생리적 음치로 분류할 수 있다. 다수의 신경영상 연구들은 청각 정보의 지각을 담당하는 대뇌 우반구의 청각피질과 하전두회의 연결로에 이상을 보고함으로써 음치의 신경학적 결함을 증명하기도 하였다. 또한 정상의 말초 청력 수준에도 불구하고 음고(pitch)의 처리적 결함 및 중추청각처리기관 내 청각 생리적 결함이 보고됨에 따라 음치는 중추청각처리 장애인 것으로 보고되기도 하였다.

 

 

  2) 심리적 음치

 

     심리적 음치가 바로 우리가 통상 음치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기준과 범위는 복잡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나타낼 수 있는 지표는 없지만, 생리적 음치와는 다르게 후천적 또는 환경적 영향으로 인해 만들어진 음치로 잠재적 음악성은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음악 경험의 기회가 부족하고 잘못된 지도를 받음으로써, 또는 다른 심리적 이유가 행동 장애를 일으켜 가창 능력이 바르게 개발되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남에게 자신의 노래가 틀리거나 이상하다는 지적 또는 무안을 당했을 경우의 충격으로 인해 노래 부르기를 싫어하거나, 본인 스스로 자신의 노래나 목소리가 남과 다르다고 인식하여 노래 부르기에 거부감을 가지게 되어 음치가 된 경우도 이에 속한다.

     이러한 심리적 음치를 이노우에다께오는 가창 측면에서 다음과 같이 분류하였다.

 

  1.  음의 높이를 듣고 이에 맞춰 노래를 부르긴 부르나 그 소리의 높이가 전혀 맞지 않는 경우의 음치
  2.  어떤 일정한 높이 이상의 음이 맞지 않는 경우의 음치 : ‘도’에서 ‘미’까지는 악기나 타인의 소리를 듣고 맞춰 그 음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으나 그 이상의 음이 같은 높이에 머물러 있음. 즉 ‘도, 레, 미’는 맞게 부르다가 ‘파, 솔, 라’는 한음에 머물러 있는 경우의 음치
  3.  어떤 음높이에서 낮은 곳의 음이 틀리는 음치 : 예를 들어 F장조의 ‘도, 레, 미’는 되지만 그 아래 ‘시, 라, 솔’을 노래하면 그 음이 맞지 않는 경우의 음치.
  4.  중간 음역의 ‘파, 솔, 라’ 등은 그 소리의 높이가 맞으나 그 이하와 이상의 음이 틀리는 경우의 음치

     따라서 대개의 경우 음치 현상은 극히 임상적인 생리적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심리적, 정서적, 환경적 요인에 의하여 나타나며 개인이 갖고 있는 인성적 특성과 성격도 이 현상에 큰 변수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참고 문헌>

  • 윤건석, Nour Alsabbagh and 장현숙. 2019, "음치 성인의 시간적 처리 능력", Audiology and Speech Research, vol.15, no.3 pp.196-204.
  • 이지윤. "음치아동의 음악심리적 지도방안의 연구." 국내석사학위논문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1999.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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